정토진종을 세운 신란(親鸞, 1173~1262)의 유력한 제자인 묘쿠(明空, 1225~1297)를 그린 것이다. 묘쿠는 카마쿠라 막부의 고케닌(御家人, 장군 직속 무사)이기도 한 미무라 타네무라(三浦胤村)이다. 경상에는 정토 경전이 놓여 있고 상부에는 신란의 저서에서 인용한 것으로 보이는 문장이 색지에 적혀있다. 원래는 시가현 붓신지(佛心寺)가 소장하였던 것이다.
(타니구치 코세이)(번역: 박주현)나라국립박물관 삼매경에 빠지다 ―최상의 불교 미술 컬렉션―. 나라국립박물관, 2021.7, 293
묘쿠(明空, 생몰년미상)가 검은 옷에 검은 가사를 입고 커다란 병풍을 뒤로 한 상좌(牀座)에 앉아있다. 양손에는 염주를 쥐고 있고 그의 자리에는 짙게 염색된 다다미가 깔려 있다. 무릎 부근에 놓여진 경전 책상에는 정토삼부경이라 불리는 『대무량수경(大無量壽經)』과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 『아미타경(阿彌陀經)』이 놓여져 있다. 묘쿠의 큰 코와 굳게 닫힌 입, 높은 광대뼈 등, 특징이 보이는 묘사가 눈에 띈다. 묘사와 채색이 본격적으로 궁리가 되어 있어 뛰어난 작풍을 자랑한다.
이러한 형식으로 된 큰 폭의 조사상(祖師像)은 진종(眞宗) 교단 내에서 자주 그려지는 것으로, 시대가 약간 흐르지만 교토의 코린지(高林寺), 오사카의 코요지(光用寺), 히로시마의 호덴인(寶田院) 등에서 같은 형식의 도상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상단에 넓은 사각 색지에 찬명(贊名)이 묵으로 쓰여 있으나 훼손되어 읽을 수 없다. 그러나 일부 판독되는 「필득왕생(必得往生)」이라는 문장으로 보아, 신란(親鸞, 1173~1263)이 쓴 『존호진상명문(尊號眞像銘文)』에 기록된 중국승 선도(善導, 613~681)의 「언남무자(言南無者)」이하 8행으로 된 문장이 쓰여진 것으로 추측된다.
오른쪽에는 직사각형 안에「석명공법사(釋明空法師)」라는 묵서가 쓰여 있다. 묘쿠의 전기는 명확하지 않으나, 일설에는 미우라 다네무라(三浦胤村, 1225∼1297)라는 인물로 추정되며 호지 원년(1247)에 미우라 씨족이 멸망하면서 출가하여 신란의 제자가 되었다고 한다. 이후, 관동 지역에 있었던 히타치노쿠니(常陸國)의 시모쓰마오지마(下妻小島)에 코묘지(光明寺)를 세웠다고 한다. 다른 일설로는 시가현에 소재하는 붓신지(佛心寺)를 세운 인물로, 『신란성인문려교명첩(親鸞聖人門侶交名牒)』에 기록된「아마젠묘-묘쿠(尼善妙─明空)」라는 설도 있다. 본 도상은 붓신지에서 전래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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