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은 사찰 경내와 법당 내부에 거는 깃발이다. 이 작품은 금강계만다라의 32보살을 32개의 번으로 표현하였다. 보살은 종자(種子, 梵字[범자]), 삼매야형(기물), 존상(尊像)의 세 종류의 모습으로 자수되어 있다. 시가현의 효즈 타이샤(兵主大社)에 전래하였던 작품이다.
(나이토 사카에)(번역: 박주현)나라국립박물관 삼매경에 빠지다 ―최상의 불교 미술 컬렉션―. 나라국립박물관, 2021.7, 299
종자(種子), 삼매야형(三昧耶形), 보살형상(菩薩形像)을 수놓은 번(幡, 깃발)이다. 크기는 큰 것과 작은 것이 있다. 큰 것은 7장, 작은 것은 10장으로 총 17장이 오늘날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소실된 부분도 있지만, 삼각형의 뾰족한 번두(幡頭), 몸체에 해당하는 번신(幡身), 좌우로 늘어트리는 번수(幡手), 다리에 해당하는 번각(幡脚)과 설(舌)로 구성된다. 번두는 황색 비단을 사용하였으며 중앙에 만(卍)을 수 놓아 둥근 고리가 있는 금동제 장식을 붙였다. 장식 윗부분에는 각각 번호가 새겨져 있다. 번신은 3평부터 있는데 평마다 각기다른 색(갈색, 연두색, 옥색)의 비단을 사용하고 흰 비단으로 원을 만들어 위에부터 종자, 삼매야형, 보살형상을 수 놓았다. 또한 앞 뒤로 같은 도상을 자수한 것이 있다.
각 깃발의 종자, 삼매야형, 보살형은 동일한 보살을 나타내며, 도안은 금강계 삼십칠존 중 다섯 부처를 제외한 삼십이존(바라밀보살, 십육대보살, 팔공양보살, 사섭보살)을 하나의 깃발마다 배치한 것으로 사바라밀보살과 외사공양보살에 해당하는 것을 크게 만들었다. 원래는 삼십이장의 깃발이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후대의 수리 때문인지 일부에 도안과 순서의 뒤바뀌었지만, 번의 도안으로서 매우 희소한 작품이다.
번 내에서 발견된 묵서 종이 조각에 「奉 行上卿 前中納言 正三位 藤原朝臣隆長」라는 기록이 있어, 후지와라노 타카나가(藤原隆長, 1141~?)의 집정 기간이 겐코 3년~쇼츄 2년(1232~1325)임을 감안할 때 제작 시기를 한정할 수 있는 카마쿠라 시대(1185~1333)의 자수 기준작으로도 귀중한 작품이다.
시가현 야스시(野洲市)의 효즈타이샤(兵主大社)에서 소장했었다.
e국보
오색 실로 문양을 넣어 짠 비단 금(錦)으로 제작한 번이다. 언뜻 보면 불교색이 없어 보이지만 금에는 삼고저와 보주 문양이 들어가 있다. 현재는 번의 일부만 남은 것으로 본래 양측면과 하단에 띠가 둘려 있었다. 시가현의 효즈 타이샤(兵主大社)에 전래하였던 작품이다.
(나이토 사카에)(번역: 박주현)나라국립박물관 삼매경에 빠지다 ―최상의 불교 미술 컬렉션―. 나라국립박물관, 2021.7, 2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