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교수법(密敎修法) 등에서 존불(本尊)로 모시는 부처와 수법의 순서, 선례 등에 관해서 기록하였다. 특히 부처・보살・명왕 등 존명에 대한 해설을 중심으로 경전과 선인들의 구전과 더불어 도상(圖像)을 풍부하게 넣었다.
(사이키 료코)(번역: 박주현)나라국립박물관 삼매경에 빠지다 ―최상의 불교 미술 컬렉션―. 나라국립박물관, 2021.7, 302
『류비초(類秘抄)』는 교토 카쥬지(勸修寺)류를 세운 칸진(寬信, 1085~1153)이 찬술한 것이다. 밀교에서 수법 등의 실천적인 방법에 관련된 여러가지 사안에 대해 각 경전에서 문장을 발췌하고 덕이 있는 선인이 남겼다고 하는 말과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 도상 등을 모은 것이다. 현재 교토 토가노오에 있는 코잔지(高山寺)에 『류비초』 11권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이 4권(대자재천이하사천왕도상, 오대존, 십일면, 애수)도 원래는 고잔지에 있었다. 각 권의 앞에 「方便智院」이라는 붉은 도장이 찍혀있다.
이 4권 중 「애수」를 제외한 3권에는 제작자 등의 기초 기록이 있어 닌페이 4년(1154)에 승려 치카이(智海, 생몰년미상)가 칸진의 자필본을 필사한 것을 죠큐 2년(1220)에 코잔지 승려 죠진(定眞, 생몰년미상)이 필사하였음을 알 수 있다. 죠진은 카마쿠라 시대(1185~1333) 전기의 화엄종 승려 묘에(明惠)의 제자이다.
또한 4권 중 「대자재천이하사천왕도상권」에는 사천왕상이 4건, 「십일면」에는 관음도상이 8건이 수록되어 있다.
전자의 도상은 교토 오구루스(小栗栖)의 약사당상(藥師堂像), 카쥬지의 본당상(本堂像) 및 미에도상(御影堂像) 등, 다른 도상집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도 다수 포함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미에도상에 이은 사천왕의 머리 부분만 그린 도상은 치카이가 제작한 도상을 충실히 베껴 드린 것으로 보인다. 닌페이 연간의 모습을 그대로 전하는 가치가 높은 도상이다.
후자의 그림은 『각선초(覺禪鈔)』권제44 「십일면상(十一面上)」(『대정신수대장경(大正新修大蔵経)』에 수록)에 인용되어 있는 원본에 해당하며, 『각선초』와 『류비초』와의 밀접한 관계를 엿볼 수 있다. 이 권에는 나라 토다이지(東大寺) 니가츠도(二月堂)에서 열리는 슈니에(修二會, 오미즈토리)의 본존인 십일면관음(소관음)의 도상도 그려져 있다.
이처럼 특히 도상을 포함한 두 권은 『각선초』등에 선행하는 헤이안 시대(794~1185) 말기의 그림을 충실히 전하는 오래된 필사본으로서 도상 연구에 있어 매우 귀중하다.
한편 「대자재천이하사천왕도상권」은 일본의 계절과 날짜의 길흉 등을 다룬 구추레키(具注暦) 종이 뒷면에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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