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교에서 재해의 소멸과 이익의 증가를 기원하며 불도를 닦는 존승법(尊勝法)의 본존으로서 사용되는 도상이다. 커다란 원 안을 법구(法具)로 나누고 대일여래를 중심으로 팔대불정(八大佛頂)을 주위에 배치하며 하단에는 삼각형 적광 속의 부동명왕과 반월륜 속의 강삼세명왕이 좌우로 배치되었다. 이와 같은 구성 개요는 의궤(儀軌)를 따른 것이나, 세부적인 형식을 보면 커다란 원 주위의 화병이 모두 그림 윗쪽을 향하고 있어 원상(圓相)으로부터 솟아오를 듯이 그려졌고, 상부의 구름을 탄 수타회천(首陀會天)이 하늘을 나는 듯한 느낌을 강조하는 배열 방식 등은 생생한 공간을 느끼게 하는 표현으로 독자성도 인정된다. 각 존상은 얼굴이 길고 마른 몸을 한 모습에 어른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또한 각 부분도 온화한 색채로로 구성하였고 담묵을 적절히 사용하는 등 세심한 채색 기법을 보인다. 헤이안 시대(794~1185) 후기에 확립된 불화 방식을 이으면서도 조금 갸냘픈 모습이 보이는 경향도 있어 카마쿠라 시대(1185~1333) 중기에 제작된 작품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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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중앙에 대일여래, 주위에 부처 정수리의 공덕을 존격화하여 숭배의 대상으로 삼는 불상인 여덟 불정존(佛頂尊)을, 하부에 삼각형과 반달형 속에 각각 부동명왕과 항삼세명왕을 그렸다. 같은 색 계통의 농담(濃淡)을 단층적으로 표현하는 운간(繧繝) 채색 기법 등 아름다운 색조가 특징적이다.
(하기야 미도리)(번역: 박주현)나라국립박물관 삼매경에 빠지다 ―최상의 불교 미술 컬렉션―. 나라국립박물관, 2021.7, 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