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왕은 사후세계인 명계(冥界)에 있는 열 명의 왕이다. 망자는 이곳에서 생전에 행한 일들에 대해 왕에게 심판 받은 후 다음에 태어날 세계가 결정된다. 전10폭으로 중국 저장성의 닝보(寧波)에서 활동한 화가 육신충(陸信忠, 생몰년미상)이 그렸다.
(키타자와 나츠키)(번역: 박주현)나라국립박물관 삼매경에 빠지다 ―최상의 불교 미술 컬렉션―. 나라국립박물관, 2021.7, 296
사람이 죽은 후 향하는 저승에는 망자의 죄의 심판자로서 염라왕(閻羅王, 염마왕이라고도 함) 등 10인의 왕이 있으며, 처음 7일부터 77일까지 7일마다, 그리고 백일, 1년, 3년의 각 기일에 차례대로 각 왕에게 심판을 받고, 육도(六道) 중 어느 곳에서 태어날 지가 결정된다고 한다. 중국에는 오대(10세기)경부터 작품이 남아있으며, 송・원대에 명주(明州, 지금의 절강성 영파시) 지역에서 활동한 직업 화공들의 작품이 일본으로 다수 넘어왔다. 그 중 대표되는 것이 육신충(陸信忠, 생몰년미상)이 제작한 것이다. 본 작품에 찍힌 낙관(落款)에는 일부 파손이 있으나 나라국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육신충필 「불열반도(佛涅槃圖) 」와 필적이 일치한다. 각 그림에는 모든 왕들이 명관(冥官)을 동반하고 있다. 책상 앞 의자에 앉아 죄상을 살펴보고 있으며, 앞에는 판결을 받는 망자와 이미 유죄 판결이 난 망자가 다양한 형벌을 받는 모습 등이 옥졸(獄卒) 차림을 한 요괴들과 함께 그려져 있다. 정확한 상형(像形)과 선명하고 아름다운 채색을 담은 농밀한 표현은 육신충 유파의 것이다. 또한, 왕 뒷편에 있는 칸막이에는 모두 수묵산수도(水墨山水圖)가 그려져 있어, 일본에 수묵화가 도입되기에 이들 도상이 일부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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