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함께 화면 상단에 그림에 어울리는 한시를 적는 시화축(詩畫軸)에서도 유명한 작품이다. 상단에 선종 승려 3인의 제시(題詩)를 나열하였다. 회화는 무로마치 장군 가문의 전속 화가인 슈분(周文)의 화풍이 그대로 전달된다. 산속을 영위하는 이상적인 서재라는 화제(畫題)는 선종 사원에서 선호되었다.
(타니구치 코세이)(번역: 박주현)나라국립박물관 삼매경에 빠지다 ―최상의 불교 미술 컬렉션―. 나라국립박물관, 2021.7, 292
‘서재도(書齋圖)’라 불리는 무로마치 시대(1392~1573) 초기에 선종 승려 사이에서 유행한 수묵산수화의 대표작이다. 본 도상은 일반적으로 도상 상단에 쓰인 세 편의 시 중, 첫 번째 시의 첫 구절을 따 ‘수색만광도(水色巒光圖)’라 한다. 떠들썩한 세상을 벗어나 고요한 자연 속에서 정연한 암자를 짓고 독서 삼매경에 빠지고자 하는 문인들의 이상을 표현하였다.
실제로는 선종 승려가 도회지(都會地)에 있는 사찰 속에 서재를 꾸렸을 때 이를 축하하기 위한 것이다. 서재 이름을 주제로 하여 현실과 벗어난 그림을 그린 후, 지인인 승려들이 그 도상에 어울리는 시를 상단에 적었다. 이와 같이 그림과 시를 합쳐 하나의 작품이 되는 것이 일반적으로, 이러한 형태를 ‘시화축(詩畵軸)’이라고 한다. 이것이 유행한 것은 주로 오우에이(1394~1428) 연간부터 에이쿄(1429~1441) 연간 사이로, 본 도상은 마지막 시문에 쓰인 연도를 통해 분안 2년(1445) 혹은 그 직전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종류의 완성형인 도상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동시에 산수화로서 성숙함이 느껴지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본 도상과 비교할 수 있는 오우에이 20년(1413) 제작 추정의 교토 콘치인(金地院) 『계음소축도(溪陰小築圖)』는 서재를 중심에 크게 두고 그 주위에 원근감이 애매한 산수(山水)를 기호처럼 더한 소박한 구성을 하고 있어 공간의 확장성을 크게 느낄 수 없다. 그러나 본 도상은 서재를 독점적으로 배치한 것이 아닌, 세 그루의 소나무가 중심이 되어 그 옆 바위 뒤에 어울리듯 서재가 배치되었다. 그 뒤로는 물가 풍경과 높은 봉우리가 원근감을 갖고 이어져 웅대한 산수 경관을 적극적으로 묘사하였다. 물론 각 요소의 관계는 무언가 아쉬운 밀접함이 결여되었고 삼차원적인 공간도 합리적으로 표현된 것이 아니다. 그 달성은 후대 화가인 셋슈(雪舟, 1420~1506)에 이르러 요구되나, 여기에 남아있는 불명료함은 서재도라고 하는 것이 요구하는 비현실성의 여지로서 긍정적으로 파악하는 점이 좋을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본 도상은 선종 세계가 만들어낸 초속적(超俗的) 예술의 대표작이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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