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가 웅크린 보단(寶壇) 위에 앉아 정면을 바라보는 석가여래상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사자 위에 앉은 문수보살상이, 왼쪽에는 여섯 개의 상아를 지닌 흰 코끼리 위에 앉은 보현보살상을 표현하고 있다. 모두 용운(湧雲) 혹은 비운(飛雲)을 타고 허공에 떠 있다. 석가는 두광(頭光)과 원광(圓光)을 비추며 설법인(說法印)을 짓고 있고, 금빛 육신에 붉은 의상을 입었다. 문수보살은 황색 육신에 가사를 두르고 양손에 여의(如意)를 쥐고 있다. 보현보살은 흰색 육신에 조백(條帛)과 군(裙), 천의(天衣)를 입고 백연화(白蓮花)를 들고 있다.
중국 송나라와 원나라의 영향이 강한 작품으로, 예를 들어 석가의 낮은 육계(肉髻), 긴 얼굴형, 강하게 휜 눈매, 양쪽에 두 선을 긋고 표현한 콧대, 긴 손톱 등의 특징적인 표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양 협시(脇侍)의 장식적인 보관(寶冠), 복잡한 안장 형식, 문수보살의 가사(袈裟) 착용 등에서도 볼 수 있다. 각 존상의 의복은 금박을 가늘게 잘라 붙이는 기법인 키리카네(截金) 기법이 아닌 섬세한 금니(金泥) 문양을 배치한 것도 이러한 경향을 드러낸 것이다. 한편, 금구(金具)를 표현하기 위해 호분(胡粉) 바탕에 금니를 겹쳐 투툼하게 표현한 이른바 금니성상채색(金泥盛上彩色)은 카마쿠라 시대(1185~1333) 말기 이후에 자주 사용된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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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폭에 석가여래, 좌우에 사자를 탄 문수보살과 흰 코끼리를 탄 보현보살을 표현한 세폭 세트 삼존상이다. 문수와 보현은 남방계 사람으로 보이는 시자(侍者)를 동반하였다. 중국 그림을 모본으로 그렸으리라 추측된다.
(키타자와 나츠키)(번역: 박주현)나라국립박물관 삼매경에 빠지다 ―최상의 불교 미술 컬렉션―. 나라국립박물관, 2021.7, 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