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에 비치는 달 그림자를 바라보는 관음을 그렸다. 찬을 쓴 텐안묘쥬(天庵妙受)는 선종 승려로 난젠지(南禪寺) 등에서 지주가 되었다. 찬문 가운데 ‘德山’은 탄바안코쿠지(丹波安國寺)(교토부 아야베시)를 가리킨다. 이 절이 창건된 켄무(建武) 연간(1334~1338) 중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니구치 코세이)(번역: 박주현)나라국립박물관 삼매경에 빠지다 ―최상의 불교 미술 컬렉션―. 나라국립박물관, 2021.7, 292
동그란 광배(光背)를 뒤로 한 수월관음상(水月觀音像)이 물속에서 솟아 오른 기암(奇岩) 위에 앉아 있다. 그 곁으로는 버드나무 가지를 꽂은 수병이 놓여 있고 왼쪽 아래편 수면에 비치는 달빛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다. 상단의 깎아지른 듯한 언덕에는 한줄기 폭포가 보인다. 백의관음(白衣觀音)은 태장만다라(胎藏曼荼羅)의 연화부원(蓮華部院)에도 보이나 용모가 다르다. 본 도상과 같은 모습의 백의관음은 중국 남송 시대(1127~1279)의 선림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중국의 송원(宋元) 시대 및 일본의 카마쿠라 시대(1185~1333) 이후의 작품이 많다.
도상의 찬(贊)을 지은 텐안묘주(天庵妙受, ?~1345)는 임제종 불광파 사람으로, 중국 절강성 항주 출신 승려 무학조원(無學祖元, 1226~1286)의 제자이자 코호 켄니치(高峰顯日, 1241~1316)의 제자이다. 카마쿠라의 죠치지(淨智寺)와 만쥬지(萬壽寺)를 거쳐 교토의 신뇨지(眞如寺), 난젠지(南禪寺)에 있었고 켄무 연간(1334~1336) 전후로 탄바안코쿠지(丹波安國寺, 교토 아야베시)를 열었다. 죠와 원년(1345)에 79세의 나이로 입멸하였다. 찬에 쓰여진 「德山」는 케이토쿠잔안코쿠지(景德山安國寺)를 말한다. 따라서 본 도상은 텐안이 안코쿠지와 관련이 있었을 때, 즉 켄무 연간 전후 경에 제작한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의 초기 수묵화에 있어 귀중한 유례이다. 당시에는 십일면관음과 여의륜관음 등의 전통적인 도상에 수묵화 기법을 도입한 것도 이러한 백의관음상과 같이 아마도 선림에서 태어나 본래 수묵화의 주제로서 그려졌던 것이 병존하였다. 또는 화가에 의해 그림으로서의 완성도도 다양하다. 본 도상의 선 표현과 수묵의 농담 표현에는 아직 불교 회화 기법을 벗어나지 못한 전환기의 특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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