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모습의 부동명왕과 사자(使者)인 팔대동자를 그린 도상집이다. 일반적인 부동명왕과 달리 여러 개의 얼굴과 손을 가진 모습 등 다양한 모습의 명왕을 모아 실은 점이 특색있다. 두루마리 말미에 쓰여있는 글을 통해 천태종의 승려 켄인(兼胤, 생몰년미상)이 모사한 것임을 알 수 있다.
(하기야 미도리)(번역: 박주현)나라국립박물관 삼매경에 빠지다 ―최상의 불교 미술 컬렉션―. 나라국립박물관, 2021.7, 301
부동명왕 18도(不動明王十八圖)에 부동의 권속인 팔대동자(八大童子)와 부동이 변한 모습이라고 하는 구리가라용왕(俱利伽羅龍王)의 모습을 더하여 모두 31개 도상으로 구성된 백묘도상이다. 머리가 팔이 많이 달린 모습과,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한 도상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매우 높은 가치가 있다. 그 중 코야산(高野山)에서 얻었다고 기록된 도상도 포함되어 있다. 종이 재질은 한번 사용한 종이를 풀어 만든 것으로 옅은 먹빛을 띤다. 유려한 필치로 세밀한 곳까지 꼼꼼하게 존상을 그려냈다. 권 말에 쓰여진 글귀에 의하면 본 작품은 칸겐 3년(1245)에 천태종 승려 케이인(兼胤, 생몰년미상)이 같은 천태종 승려 카이가(快雅, 생몰년미상)의 소장품을 원본으로 하여 카마쿠라 지역에서 필사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케이인은 이때 스승인 지인(慈胤, 생몰년미상)을 따라 카마쿠라로 갔고, 지인은 카이가의 제자이므로 그 인연으로 카이가의 소장본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시기에는 많은 천태종 승려가 카마쿠라로 초빙되었고, 천태 밀교를 대표하는 사상서 『아사바쇼(阿娑縛抄)』도 카마쿠라에서 편찬되었다. 본 작품의 필사도 같은 시기의 흐름을 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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