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안에 허공장보살을 배치하고 아랫부분에 산수를 그렸다. 왼손에 보주를 올린 연꽃을 쥐고 있으며 오른손은 손바닥을 바깥쪽으로 내밀고 아래로 떨군 모습이다. 이는 기억력 증진을 목적으로 행하는 구문지법(求聞持法)에서 모시는 본존의 도상과 일치한다. 시가현 오츠시의 천태종 사찰인 엔만인(圓滿院)에 전래하였던 것이다.
(하기야 미도리)(번역: 박주현)나라국립박물관 삼매경에 빠지다 ―최상의 불교 미술 컬렉션―. 나라국립박물관, 2021.7, 300
허공장(虛空藏)은 허공처럼 무한한 공덕을 품고 있다는 보살이다. 금색 몸에 오불보관(五佛寶冠)을 쓰고 결가부좌(結跏趺坐)를 취하고 있다. 또한 세 개의 화염보주(火焰寶珠)를 얹은 연꽃 줄기를 왼손으로 잡고 있고, 오른손은 손을 떨어트려 여원인(與願印)을 짓고 있다. 이와 같은 모습은 기억력을 기원하는 구분지법(求聞持法)의 본상 의궤와 일치하지만 그 법의 근본상으로서 전해지는 도상과는 방사과이 없는 등의 형식이 매우 다르다. 혹은 복덕(福德) 등 다른 목적으로 한 상으로도 추측된다. 머리 위로 솟아 올라 덮개처럼 퍼지는 구름과 하단에 전개되는 매화와 벛꽃이 휘날리며 폭포수가 떨어지는 깊은 산의 풍경 등은 본 도상의 독특한 요소가 주목될 만하다. 이 산은 다른 허공장보살화상의 같은 위치에 그려진 이세(伊勢) 지역의 아사마야마(朝熊山)를 나타내는 것과 전혀 다르며,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보 허공장보살상 등에 그려진 안좌품의 수미산(須彌山)을 일본풍으로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불상의 생김새 묘사에는 이지적으로 다잡은 느낌이 있으며, 의복 각 부분을 다채로운 색상과 다양한 종류의 키리카네 기법(금박을 가늘게 잘라 붙이는 기법)을 도입하였다. 옷 주름도 키리카네 기법으로 표현으로 형식적인 딱딱함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카마쿠라 시대(1185~1333) 후기의 작품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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