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명왕(不動明王)은 불도(佛道)에 방해되는 것을 격파하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대일여래(大日如來)의 명을 받아 활동하기 때문에 부동사자(不動使者)라고도 불린다. 그의 다른 사자가 되는 것이 긍갈라(矜羯羅)와 제타가(制吒迦) 두 동자를 비롯한 팔대동자(八大童子)가 있다. 본 도상의 부동은 헤이안 시대(794~1185)에 아스카데라(飛鳥寺)의 승려 겐쵸(玄朝, 생몰년미상)이 완성한 것으로 보이며, 이후 유행했던 형식을 따라 표현하고 있다. 팔대동자는 복수의 계통으로부터 추출한 모습에 각각 약간의 수정을 입혀 새로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청한다. 이들 양 요소를 조합한 구도 역시 독자적인 것으로 보니다. 부동의 화염광배(火焰光背)가 성스러운 새인 가루라(迦樓羅) 3마리로 구성되는 공교한 의장 외에도, 팔대동자를 포함한 전체를 화염으로 감싸도록 고안하였다. 또한 모든 마장(魔障, 수행에 방해되는 모든 것)을 태워버린다는 부동의 성격이 강조되었다. 한편, 동자를 감싸는 화염의 일부에는 밑그림이 없고 채색을 입힐 때 표현 의도에 따라 추가된 것으로 보이는 것은 도상의 창조성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대상의 묘사를 보면, 정확한 붓놀림을 한 묵선을 주체로 하였으며, 채색을 그에 따르는 문양과 금은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비교적 간소하게 완성하여 특색있는 화면을 이루고 있다.
e국보
오른발을 내린 채 바위에 앉아 있는 부동명왕과 명왕을 떠받드는 팔대동자를 그린 것이다. 팔대동자를 그린 불화가 드물어 귀중하며 그 모습이 나라국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부동의궤(不動儀軌)』〈88〉 에 게재된 도상과 공통점이 많다. 고야산의 샤카몬인(釋迦文院)이 소장했던 것이다.
(하기야 미도리)(번역: 박주현)나라국립박물관 삼매경에 빠지다 ―최상의 불교 미술 컬렉션―. 나라국립박물관, 2021.7, 3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