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불(懸佛)이란 원형 혹은 방형 등의 동판에 부조된 신불상(神佛像)을 붙인 것으로 주로 불당 안이나 사당에 걸었다. 본 작품은 시가현에 위치한 히에산노샤(日吉山王社)의 제존(諸尊)을 나타낸 것이다. 뒷면에 새겨진 글에 의하면 현재 쿠마모토현에 위치한 아소다니(阿蘇谷)에 위치한 사찰 혹은 신사에서 유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미모토 슈사쿠)(번역: 박주현)나라국립박물관 삼매경에 빠지다 ―최상의 불교 미술 컬렉션―. 나라국립박물관, 2021.7, 294
현불(懸佛)은 거울을 본뜬 동판에 돋을새김 하거나 입체적인 형상으로 만든 존상을 고정시킨 후, 건물 등에 걸어두기 위한 장치를 갖춘 것을 가리키며, 경상(鏡像)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인다. 본 유물은 동제 원판에 가느다란 선을 새기는 모조(毛彫) 기법이 도입된 산노짓샤(山王十寺)의 존상을 못으로 고정시킨 산노만다라현불(山王曼茶羅懸佛)이다. 원형 동판에는 복륜(覆輪)을 두르고 있고 상단 두 군데에 꽃모양으로 형태를 만든 고리 장식과 고리가 갖춰져 있다. 중앙에는 승려의 모습을 한 오오미야(大宮)를 크게 배치하고 그 주위를 우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남신 하치오지(八王子), 승려 모습의 쇼신지(聖眞子), 승려 모습의 니노미야(二宮), 원숭이 신 다이교지(大行事), 누워있는 소의 모습인 우시미코(牛御子), 남신 하야오(早尾), 지장보살의 모습인 쥬센지(十禪師), 여신 마로도노미야(客宮), 여신 산노미야(三宮)을 배치하였다. 뒷면에는 각 존상의 존명을 새겼고, 중앙에 「阿蘇谷預主也/建保六年[歲次/戊寅]七月十九日/阿蘇谷預所院主惣公文/中御子平景俊」라는 침서명이 있다. 이를 통해 본 유물은 켄포 6년(1218)에 아소다니(阿蘇谷, 현재의 쿠마모토현 쿠마군)의 하급 장관(莊官) 타이라노 카게토시(平景俊, 생몰년미상)이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카마쿠라 시대(1185~1333) 전기에 제작된 현불의 기준작으로서 매우 귀중하며, 히에산노(日吉山王) 신앙에 관련되는 유물로서도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e국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