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를 여유 있게 걸치고 바위 위에 정좌하고 있는 관음상이다. 왼쪽 하단에 그를 예배하는 동자가 자리한 것으로 보아 『화엄경(華嚴經)』「입법계품(入法界品)」에 설법된 선재동자(善財童子)의 선지식역참(善知識歷參) 중 보타락산(補陀落山)의 금강보석(金剛寶石) 위에서 결가부좌(結跏趺坐)하고 있는 관음을 표현하였음을 알 수 있다. 관음 뒤로 보이는 대나무 숲과 폭포수 같은 물줄기도 경문에 쓰여진 ‘화과수림(華果樹林)은 모두 널리 가득차고, 천류지소(泉流地沼)는 모두 갖춰져 있다’에 대응하고 있다. 이는 대표적인 수묵화의 관용적인 소재이다. 또한, 관음 옆에 놓여진 버드나무를 꽃은 물병과 바위 밑 퍼져가는 수면은 양류관음(楊柳觀音)과 수월관음(水月觀音)이라 칭해지는 것과 도안상 친밀한 관계가 있다. 일본 내 수묵화의 유행에 따라 백의라는 맑고 깨끗한 모습에 흥미를 가지고 그려진 것으로, 특히 선종 사찰에서 선호되었다. 도상 상부의 칠언절구(七言絶句)의 찬(贊)은 카마쿠라 시대(1185~1333)에 각 사찰과 난젠지(南禪寺)에서 지냈던 아쿠오 톳켄(約翁德儉, 1245~1320)이 썼다. 그가 중국 송나라(960∼1279)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13세기 말부터 사망하기 전에 이 도상을 제작하였음을 추정할 수 있다. 일본 초기 수묵화의 한 사례이며, 백의관음으로는 가장 오래된 유물이라 할 수 있으나, 이미 매우 숙달된 수묵 기법을 이용하여 심오한 공간을 표현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e국보
일본 초기 수묵화의 대표작으로 깨달음을 얻기 위해 여행을 떠난 선재동자(善財童子)가 관음보살을 만난 장면을 그린 것이다. 찬을 쓴 야쿠오톳켄(約翁德儉)(1245~1320)은 선종 승려로 중국으로 건너가 아육왕사(阿育王寺)와 천동사(天童寺)에서 배움을 얻었고 귀국 후에는 난젠지(南禪寺) 의 지주가 되었다.
(타니구치 코세이)(번역: 박주현)나라국립박물관 삼매경에 빠지다 ―최상의 불교 미술 컬렉션―. 나라국립박물관, 2021.7, 29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