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왕은 사후세계인 명계(冥界)에 있는 열 명의 왕이다. 이곳에서 망자는 생전에 행한 일들을 왕에게 심판 받으며 다음에 태어날 세계가 결정된다. 전10폭 중에 3폭이 전하고 있다. 중국 저장성의 닝보(寧波) 에서 활동한 화가 육중연(陸仲淵, 생몰년미상)이 그렸다.
(키타자와 나츠키)(번역: 박주현)나라국립박물관 삼매경에 빠지다 ―최상의 불교 미술 컬렉션―. 나라국립박물관, 2021.7, 295
십왕(十王)은 저승에서 죽은 자의 생전 행실을 재판을 하는 10명의 왕으로, 인간의 전생할 곳을 결정한다. 재판 결과에 따라 지옥으로 떨어지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유족 혹은 당사자 본인이 공양과 작선을 행하면 그것이 감안된다고 믿어졌다. 이 신앙은 중국 당나라(618~907) 말기 무렵에는 성립되었고 송나라(960∼1279) 때 널리 유포되었다. 십왕을 대상으로 한 신앙은 중국에 국한되지 않고 한반도와 일본에도 전해졌다.
본 도상은 중국에서 제작되어 일본으로 전래된 십왕도 3폭으로, 원래는 10폭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3폭 중 2폭에는 「육중연필(陸仲淵筆)」이라는 서명이 있어, 본 작품을 그린 작가의 이름을 알 수 있다. 육중연(陸仲淵, 생몰년미상)은 같은 성이며 많은 십왕도의 서명을 남긴 남송 닝보(寧波) 지역의 육신충(陸信忠, 생몰년미상)과 가까운 관계였으리라 추측된다. 또한 본 작품의 도안도 육신충이 그린 십왕도의 계통(호넨지 소장본 계통)과 비슷하다. 닝보의 마을에서 활동한 육씨 일가는 공방을 운영하면서 사람들의 수용을 만족시키는 불화를 그렸으리라 여겨진다.
현존하는 송대의 십왕도와 비교하면, 본 도상은 그림 아래쪽 절반 정도를 사용하여 지옥을 풍부하고 생생하게 묘사한 점이 특징이다. 최후의 재판을 내리는 오도전륜왕(五道轉輪王)의 장면에서는, 지옥에서 풀려난 사자(죄인)를 그리고 있어, 작선과 공양을 함으로서 죄인마저 구원받을 수 있음을 풀어내고 있다. 묘사의 조잡함은 부정할 수 없지만, 당시 신앙의 모습과 육씨 일가의 업적을 전하는 중요한 작품이다. 모리무라(森村) 일가가 소장했던 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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